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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아프면서 성숙하는 대한민국호

정재호 | 2014.06.03 14:06 | 조회: 504 | 덧글보기(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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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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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서 성숙하는 대한민국호

한 사이비 종교인의 어처구니없는 탐욕에서 비롯된 엄청난 참사가 채 수습되기도 전에, 종합터미널 화재, 요양병원 화재, 보상이 작다고 불만을 가진 사람에 의해 자행된 지하철 화재 사건 등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도대체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인가? 우리나라가 이것 밖에 안 되나? 막연한 낙관주의, 안전 불감증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해피아, 관피아, 법피아에 이르기까지 신조어가 난무하고 기존질서에 대한 무차별적 공격등 사회가 어수선 해지고 있다.

외국 언론도 성공적인 경제성장을 한 대한민국이 기초가 약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에 남의 본보기가 될 만큼 높은 경제적 성취를 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민주화도 이룩하였다. 그러나 사회의 기초가 이러한 성과에 걸맞게 탄탄하게 뒷받침되고 있는지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들에게 심각하게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한번 깊게 반성해야만 할 시점이 된 것 같다. 참사는 아픈 것이다. 꿈을 마저 피우지도 못한 어린 학생들의 희생은 애도돼야 한다. 그러나 이에 그치지 않고 우리는 철저히 반성하고 분석하고 대처함으로써 오늘의 아픔을 더 큰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큰 역사적 흐름으로 보면

(1) 우리나라의 독립 후 혼란기에 이승만 대통령이 자유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하고 미국과의 돈독한 외교를 바탕으로 한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국가발전의 기초를 세웠다면,

(2) 그 후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시작한 눈부신 경제성장과 이를 기반으로 민주화도 이루는 등의 골격 형성은 매우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

(3) 이제 우리나라는 내실 있는 제대로 된 선진 일류국가로서 안전한 나라, 따뜻한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 등 세밀하고 소프트한 사회 틀을 다시 짜 나가야할 역사적인 시점이 되었다. 연이은 사고들이 우리 국민들에게 강력한 문제 제기를 계속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가 간과하고 있었던 것은 무엇인가? 무엇이 부족하고 보충해야할 것들은 무엇인가? 우리는 모든 걸 부정하고 불만만을 얘기하기보다는 지금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차분히 국가의 틀을 다시 짠다는 자세로 머리를 맞대어야 할 것이다. 분명히 대한민국은 세계가 인정하듯이 성공해 왔다. 해방 후 지금까지의 대한민국의 최근 70년까지의 역사는 그렇다. 건국의 과정이 그렇고 경제건설의 과정이 그랬다.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어느 시기든 문제가 없던 시기는 없었다. 핵심은 어떻게 문제를 인식하고 대처하느냐는 것이다.

1. 개발도상국의 맏형으로 존경받는 건국과 부국

필자는 1992년 당시 경제기획원의 국장시절 우리나라 대외원조기구인 한국국제협력단 (KOICA)의 초대 이사로 우리나라 대외원조 사업의 틀을 짠 바 있으며 그 후 수많은 국가들의 고위정책 당국자들에게 한국의 경제개발 경험을 전수하는 일에 종사할 기회가 많았다.  

최근에도 양국 정상회담의 약속에 따라 2010년부터 콩고민주공화국의 국가 발전 기본전략을 수립한 바 있으며, 2011년부터 2012년 초에 이르기까지 전경제수석비서관, 전 KDI원장, 전 각 경제부처차관들, 기타 전국책연구기관장 등 총 13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콩고국가발전 전략계획자문단의 단장으로서 그 나라의 국가발전 전략을 자문하고 구체적 계획까지 수립해 준 경험이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개발 도상국가들의 모범생으로서, 또  맏형으로서 존경받으면서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믿음이 들었다.

 건국과 부국과정에서 개발도상국가의 모범사례인 대한민국

선진국을 제외한 세계 모든 개발 도상 국가들이 국가 건설과정에서 당면한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의 탁월한 두 분 지도자들로부터 가장 모범적으로 그 답이 제시되었다.

그 핵심은 조세프 카빌라 콩고 대통령 독대 시에도 건의한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해방 후 사회주의를 선호하는 국민들의 비중이 78%나 되는 상황에서 자유와 창의를 바탕으로 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경제사회 발전의 원동력으로 해야 한다는 깊은 믿음을 가졌다.

Douglass North는 오늘날 서구의 번영은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는 자유로운 시장경제의 인센티브 시스템이고, 법치주의를 확립함으로써 개인의 재산권 등이 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제도가 그 핵심 요체라는 결론을 내렸다.

국가건설에 있어서 지도자는 모름지기 우리의 이승만 박사와 마찬가지로 시장경제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져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울러 빈약한 재정여건 속에서도 국민의 교육을 강조하고 초기 여타 산업이 없을 때 토지개혁을 통해 많은 국민들이 가급적 경제활동을 할 기회를 많이 주는 것, 또한 미국 등 우방국가와 관계를 돈독히 함으로써 국가 안정을 확보해야 된다는 것 등이 중요하다.

우리의 이승만 박사가 초기 건국과정에서 채택했던 이러한 정책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카빌라 대통령께 건의하였다. 국가의 틀이 짜진 다음으로 국민들은 경제적 복지와 민주화라는 두 가지 요구와 아울러 국가의 안정을 도모해야하는 과제가 있는데 여기에서 정책 선택은 우리나라가 했듯이 먼저 어느 정도 경제적 복지증진이 가장 우선되어야한다고 강조하였다.  

하바드대 Robert Barro 교수는 2차 대전 후 세계 신생국 100여개를 분석하고 경제성장과 민주화 중 경제 성장을 우선한 국가들이 이를 바탕으로 민주화도 달성하였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지도자가 국가발전에 대한 장기 비전을 가지고 제대로 된 산업이나 기업이 없는 초기에는 국가가 적극 주도하여 산업을 육성하고 민간 기업을 키워가는 한국적 경험이 매우 유용하고 개도국들은 이러한 전략을 채택하는 것이 대세가 되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는 시대적 상황에 맞추어 최선의 길을 걸어왔으며 수많은 개도국들은 우리의 경험을 공유하며 경제적 교류를 확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우리의 역사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국제적인 역할을 다해 가야 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성공의 길에서 우리가 그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것을 어떻게 개선해 나가야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여러 가지 문제가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은 우리 국민들이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경험할 수 있으므로 오히려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2. 덩치는 컸으나 기초가 부실한 한국호  

여러 국제기구와 선진국 정책 당국자들과 만나면 한국을 이젠 선진국처럼 인식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미처 느끼지 못하고 있으나 이는 IMF 등 여러 국제기구에서 이미 그렇게 분류하고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를 앞서는 국민소득 수준

IMF (World Economic Outlook 2013, 10)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2013년 일인당 GDP 가 23,838 달러로서 이를 물가 수준을 감안한 구매력으로 평가한 (Purchasing Power Parity) 가격 기준으로는 33,156 달러가 된다. 같은 해에 일본은 경상 달러로는 일인당 GDP가 39,321 달러이지만 구매력 기준으로는 37,135 달러로서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다. 즉 일본의 교통요금 등 서비스 요금이나 전기료 등 공공요금이 우리나라보다 월등히 비싸므로 실제 일본과 우리나라의 생활수준은 별반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IMF는 그 자료에서 우리나라는 2017년 일인당 GDP가 30,875달러가 되고 이를 구매력 기준으로 보면 41,010달러가 된다. 같은 기준으로 일본은 42, 515달러로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하게 되고 독일이 45,344달러로 약간 높으나 영국은 42,253달러로 우리나라와 같은 수준이고, 프랑스는 40,175달러로 우리가 약간 앞서게 되고 이탈리아는 33,183으로 우리나라가 많이 앞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말하자면 일단 경제성장과, 국민소득 면에서는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가장 앞선 선진국들과 비교해도 결코 손색이 없는 수준이 된 셈이다.

이러한 국제적 위상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의 의식수준은 어떠한가? 이제는 스스로 이러한 국격에 걸맞도록 선진 국민답게 세계인으로서의 의식과 품위를 지킬 때가 되지 않았을까? 기초질서를 스스로 지키는 것은 물론 예의를 갖추고, 안전을 스스로 챙기며 단순히 돈 많은 것이 자랑이 아니라 이웃을 보살피며 봉사를 보람으로 생각하며 음악과 미술을 사랑하고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여유 있는 국민들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문화는 그 자체로서도 부가가치가 매우 큰 산업이고 제품에 문화와 스토리가 있으면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다. 법질서만 확립되어도 연간 경제 성장률은 1%포인트가 올라간다고 KDI가 발표한지도 오래 전의 이야기다. 성숙한 사회, 성숙한 국민으로서 더 이상 떼법, 국민정서에 입각한 포퓰리즘, 억지 주장 등이 자리 잡지 못하도록 우리 국민들이 각성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3. 안전과 비리 척결은 기본으로

국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국방이 그러하고 치안이 그러하다. 그래서 각종 법규가 있고 조직이 있다. 이번 참사들은 사회 일부의 부조리로 생각된다. 얼마 전 아시아나 항공기가 사고를 당했을 때는 여승무원들이 승객을 안전하게 끝까지 탈출하도록 책임을 다했다는 소식이 있고, 지하철 방화 사건도 역무원과 승객들이 침착하게 대응해서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에서는 열심히 하고 잘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최근 어느 연안 여객선은 화물고정이 규정대로 안 되었다고 출발이 많이 지연되었다고 한다. 잘 하는 일이다. 이와 같이 우리 사회는 스스로 잘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부에서 무책임한 범법, 탈법이 비리와 결합되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러한 잘못은 철저히 응징하고 법질서를 추상같이 확립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차제에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서 국민들의 안전 문제는 철저하게 대처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안 여객선에 대한 가격규제가 타당한 것인지 검토하고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 공영화를 하든지 지방자치단체에서 보조를 해야 하는지, 운임을 인상해야하는지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혹 현실에 맞지 않는 무리한 규제는 없는지도 반드시 살펴야 할 것이다.

해피아가 문제가 아니라 돈을 받고 안전 문제를 눈감아 준 것이 문제이고,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출신이 어디든지 간에 전문성을 가진 적임자가 법적으로 규정된 일을 정확히 해야 하는 것이 요체이다. 마침 공직자들에 대한 부정 척결을 위한 법이 머지않아 통과될 모양이니 우리사회가 여러모로 달라질 것을 기대한다.

4. 더 중요한 안전문제들

최근 사건사고로 인해 물리적 안전문제는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 반면 수많은 선거과정에서 포플리즘적 복지정책의 남발로 국가재정의 앞날이 크게 걱정이 되는 것 등 더 중요한 안전문제에는 별반 관심이 없는 듯하다. 소규모개방경제에서 재정의 건전성이 국가신인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향후 여러 가지 재정의 건전성을 흔드는 정책들은 국가 경제를 크게 흔들어 국민의 경제생활을 심각하게 위협할 소지가 크다. 이 뿐이 아니다. 경제 민주화 등 반 기업 정서로 기업들의 활동이 위축되고 해마다 우리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외국인들의 국내투자를 크게 웃도는 현상은 우리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다.  반시장적, 반기업적 정책들은 일부 국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을 훨씬 넘어 국민경제 전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관심과 노력은 대한민국호가 안전하게 순항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점들이다.

모쪼록 이번의 아픔이 우리 신체의 안전, 우리 경제의 안전, 우리나라의 안전에, 나아가 대한민국이 더 성숙하는 데에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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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니스트 소개 >>> 정재호

서울법대 졸업과 동시 제 11회 행정고시를 합격하여 1972년부터 경제기획원에서 박정희 대통령께 경제동향보고를 담당하는 것으로 공직을 시작하여 경제기획국, 경제협력국, 예산국 등을 두루 거침. 경제기획원 과장시절 미국 텍사스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 취득. 이후 대외경제조정국장, 공정거래위원회 정책국장, 경쟁국장 등을 역임. LG그룹 회장실, 구조조정본부, 경영개발원, 지주회사 등에서 부사장, 고문, S&R 경제연구원 대표이사회장 등을 역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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