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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주)프리덤팩토리 대표이사)

(기고) 김우중의 추징금 판결은 잘못되었다

김정호 | 2014.09.12 14:47 | 조회: 227 | 덧글보기(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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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투데이 홈페이지 ☞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982086


외환위기 당시의 대우그룹 해체과정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김우중 전 회장 측에서는 관료들의 기획 해체였다고 주장하는 반면 당시 담당 관료였던 이헌재, 강봉균 장관 측에서는 대우가 부실해서 생긴 부도를 남 탓으로 돌리려 한다고 펄쩍 뛴다. 그 내밀한 사정을 알 수 없는 필자로서는 어느 쪽이 옳은지 판단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추징금 때문이다. 김우중에게 부과된 추징금은 명백히 잘못되었음을 알리기 위함이다.

 

김우중에게 부과된 추징금 액수는 17조9253억원(이하 18조)이다. 엄청난 액수다. 사건의 내막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김우중 전 회장이 이 돈을 착복이나 횡령한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 액수는 부도가 나기까지 대우가 해외에서 만기 연장한 차입금 액수를 모두 더한 값이다. 문제는 해외에서 발생한 차입금 거래 중에 외환관리법 상의 신고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들이 많았고, 그것을 불법으로 봐서 추징금을 부과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정부에 알리지 않고 이루어진 거래의 금액에 추징금을 부과한 것이다. 


그런 금액에다가 추징금을 부과한 재판부가 과연 법을 제대로 적용한 것인지 의문이다. 약간 거칠게 표현하자면 추징금이란 원래 불법으로 조성된 이익을 몰수하기 위한 수단이다(정확히 표현하면 몰수에 갈음하는 수단). 그런데 대우가 해외에서 만기연장한 차입금들은 상환을 연장한 것일 뿐 돈을 빼돌린 것이 아니다. 김우중 회장이든 관련된 임원이든 개인적 이익을 위한 것은 더욱 아니다. 법원이 그런 사실을 인정했으면서도 추징금을 부과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외환관리법 상의 신고의무를 게을리한 부분에 대해서만 벌칙을 부과했어야 한다. 


금액의 산정방식도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18조원이라는 금액은 만기가 연장된 차입금 전체를 합산한 것이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차입금의 만기는 3개월짜리부터 1년짜리까지 여러 종류가 있었다. 만약 3개월 만기 1억 달러의 차입금을 9개월에 걸쳐 3회 연장했다면 3억 달러의 추징금을 부과하는 식이다. 너무 무리한 계산법이다. 그 금액을 9개월 만기로 빌렸다면 1억 달러일 텐데, 3개월 단위로 빌렸다고 3배의 벌칙을 부과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옛날에 검찰이 도박사범을 잡았을 때 판돈을 뻥튀기해서 죄를 삼았던 관행을 떠올리게 한다. 예를 들어 3인이 각자 100만원씩 가지고 100판의 고스톱을 쳤다 해보자. 이런 상황에서는 서로 돈을 따고 잃는다 해도 결국 오가는 돈은 300만원일 뿐이다. 1판을 치나 100판을 치나 달라질 것은 없다. 하지만 검찰은 300만원에 100판을 곱해서 3억원의 판돈이 오간 ‘억대 도박단’으로 만들곤 했다. 자신들의 공을 부풀리기 위해서 그랬을 것이다. 다행히 지금은 현장에서 압수한 금액을 판돈으로 계상한다고 하니 훨씬 더 합리적이 된 셈이다. 안타깝게도 김우중 재판부는 예전에 도박 판돈 계산하듯 추징금을 계산했다.


김우중 회장에게 18조원의 추징금을 부과한 것은 무리였다. 법원의 재판은 헌법 소원의 대상이 될 수 없기는 하지만, 헌법재판소라면 이 판결을 과잉금지의 원칙을 벗어나서 위헌이라고 결정할 것 같다. 외환관리법 상의 신고 의무 위반이라는 위법 사항에 대해서 18조원이라는 벌칙은 너무 크다. 


교통신호위반에 맞는 벌칙이 있고 살인자에게 맞는 벌칙이 있다. 신호위반에 살인죄의 벌칙을 부과하게 되면 강도로 끝날 범죄가 살인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외환관리법 상 신고 의무 위반에 횡령죄에나 맞을 만한 벌칙을 부과하면 기왕 신고위반할 바에 횡령까지 하려는 유혹을 느끼게 될 것이다. 


18조원이라는 추징금 판결을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늦었더라도 이 판결의 진상이 알려져 다시 이런 판결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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