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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프리덤팩토리 기획팀장)

#6. `선`택을 `거`부할 `권`리

이유진 | 2014.06.04 03:17 | 조회: 558 | 덧글보기(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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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視線

 

회사에선 사람 한명만 잘못 뽑아도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손실을 금전적인 것과 비금전적인 것으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

 

1) 금전적 손실: 월급여와 고용에 따른 세금, 각종 부대비용

2) 비금전적 손실: 비효율적 업무 진행, 능력 부재로 전가된 업무에 따른 동료들의 스트레스, 성과로 연결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실행하지 않을 수 없는 교육에 소모되는 비용과 시간, 대외적인 회사 이미지, 결과적인 성과 저하로 동료들의 성과급 감소, 궁극적으로 소비자 만족도 저하

 

퍼뜩 생각나는 것만 적어도 손실 항목이 제법 나온다. 물론 손실 간 시너지로 인해 전체 손실은 부분 손실의 단순 합보다 가늠할 수 없이 클 거다. 마음 같아선 업무에 대한 배임 및 횡령으로 큰집에라도 넣고 싶겠지만 할 수 있는 건 퇴직금에 위로금을 얹어 내보내는 일이 전부겠다.

 

人材와 人災를 구분해 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지, 공채 안내문에 빠지지 않는 다음의 내용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적격자가 없을 경우 선발하지 않음”

 

선발되지 않은 모두가 人災인 것은 아니다. 이 회사엔 안 맞지만 저 회사엔 맞는 사람일 수도 있다. 각 회사는 그들의 기준에 따른 옥석을 가려 인재를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을 갖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다. 포인트는 회사 입장에서 지원자를 고르기 마땅치 않을 경우 당장에 선택을 하지 않고 조금 기다려서라도 다른 지원자들 가운데 적격자를 선발하려고 한다는 데 있다. 회사 신입사원도 그렇게 뽑는데 선출은 왜 미룰 수가 없을까. 주식회사의 정관 한 줄을 바꾸는 데도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수와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수로써 하여야 한다'는 까다로운 단서가 상법에 따라 붙는다. 하물며 소위 나랏일을 하실 분을 뽑는데 투표율 조건도 없이 1명만 참여해도 누군가는 당선된다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

 

선거권을 가진 유권자라면 반드시 투표를 해야 한다고, 투표를 하지 않은 자는 후에 정책에 대해 왈가왈부할 자격이 없다고, 시민의 의무를 져버린 격이니 권리도 주장하지 말라고, 그런 정치적 무관심으로 버려지는 표 때문에 사회는 점점 소수의 힘에 의해 좌우될 거라고, 종국에는 그런 무책임한 시민이 풀뿌리 민주주의를 저해하는 주범이라고까지 한다.

 

정말? 그 역시 '민주주의’라는 일종의 불완전한 제도를 신성시하는 프레임에 갇힌 발언은 아닐까.

 

정치는, 정치인은, 정책은, 정도와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 갈수록 포퓰리즘을 지향할 수밖에 없다. 그들은 대중의 표를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 당장에 달콤한 공약으로 환심을 사려고 든다. 100년 만기로 원리금을 갚아야 될 고금리 사채 상품을 너나할 것 없이 내놓아야 하는 것이 그들의 숙명이다. 사람들에게 거저로 나눠줄 돈의 액수를 더 많이 더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무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데 이젠 거리낌이 없다. 정치가 개인의 세세하고 사적인 영역에까지 손을 뻗친다는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로 둔갑한 풀뿌리 간섭이 커진다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 사회를 경도시킬 위험은 정치적 무관심이 아니라 오히려 정치적 과잉관심에 있는 것은 아닐까. 그것이 곧 정치권력을 비대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원인이 아닐까.

 

선택지는 마땅찮은데 투표를 안 하면 시민으로서 자격 미달로 보는 사회 분위기는 정치권과 언론계와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과 이해관계가 있는 집단에 득이 될 뿐이다. 남의 돈으로 베풀면서 궁극적으로는 개인의 자유를 어디까지고 제한하게 될 자들 아닌가. 그런 선택지를 들이밀면서 누구로부터 자유를 침해당하는 게 그나마 기분이 덜 나쁠지 고르라고 하는 것을 기꺼이 따라야 하는가. 그런 의미에서 택을 부할 리도 선거권에 포함되는 게 마땅하지 않은가. 선거에 참여하는 행위만큼이나 투표를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정치적 의사표현으로서 존중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말이다.

 

그래서 어쩌자는 거냐고, 너는 투표를 할 거냐고 안 할 거냐고, 물으신다면 대답 없는 메아리가 되어 그대 곁에 머물겠어요. 선출된 자가 국가와 국민에 금전적·비금전적 손실을 입힌다며 퇴직금에 위로금을 얹어 내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나름 짱돌을 굴려 이렇게 저렇게 궁리를 해 봤다.

 

궁리 1) 유권자는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을 경우 투표를 거부할 수 있다. 투표율이 일정 비율 이하로 낮을 경우 새로운 후보로 선택지를 교체한다. 재선거 비용은 보이콧 된 후보들이 댄다.

궁리 2) 투표 참여율을 조건으로 달지 않고 지금과 같이 누구든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시스템을 계속해서 고수하겠다면 누가 어떤 자리에 가더라도, 나의 각종 선택권, 경제활동, 내 삶의 전반에 그닥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그의 권력을 최소한으로 제한토록 한다.

 

1번과 2번 모두 국회의원이 나서서 법을 고치든 시의원이 조례라도 손봐야 가능한 일이라는 게 함정. 아무렴. 몇 번째 계란이 바위를 깨뜨릴 진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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